6.13 지방선거 투표 후기

집으로 날아온 홍보물을 다 읽는데 30분 넘게 걸린 것 같다. 홍보물만 봐도 우리동네 안을 대강 알 수 있을 것 같다. 솔직히 완전 자세히 살펴보진 못했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느낀 걸 써본다.

구청장

공통: 낡은 집과 도로, 노인복지, 육아시설, 일자리
쟁점: 딱히…?

내가 사는 종로구는 경복궁, 창경궁, 동대문 등의 문화재 몰빵, 그리고 종로의 으리으리한 빌딩들로 잘 알려져 있겠지만, 주민들이 몰려사는 지역은 관계없는 이야기다. 있다면 관광객들로 인해 불편하다는거, 노인인구가 많아 각종 복지관, 복지-보육시설이 많이 필요하고, 중장년 구민들을 위한 일자리의 확대, 낡고 오래된 건축물과 도로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들이 주요 공약들이다. 종로의 으리으리한 빌딩에서 근무하는 건 대부분 타 지역 젊은 사람들일 테니까.

현 민주당속 구청장에게 매력을 느껴서 투표했는데, 건축가출신인 장점을 잘 살렸다. 종로의 낡고 오래된 도로구조를 어떻게 개선했고, 각종 복지시설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세금을 아껴서 건축했는 지 등을 잘 설명했다. 현 구청장의 홍보물은 내용을 압축/요약해서 보여주기보다는 신문처럼 자세히 표현하는 부분에 많이 신경썼다. 정말 글자빼곡히 공약이 많았는데, 읽다보니 내가 사는 아파트 관련된 이슈도 있어서 놀라웠다.

타 구청장 후보들도 오랫동안 구의원을 하신 분들이라 공약이나 해왔던 일들이 비슷비슷했기 때문에 현역프리미엄이 유리하게 작용하는 게 있는 것 같다. 또 현 구청장후보는 본래의 직업을 잘 살리고 있는 것 같다.

서울시장

공통: 미세먼지, 교육/보육, 일자리, 창업지원, 교통문제, 주택지원, 자영업자
쟁점: 재건축

서울시장의 경우 일단 박원순시장의 홍보물이 개인적으로 많이 실망스러웠다. 2번이나 시장을 했지만 공약이나 자신이 해온 일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자고 쓸 페이지에 공약 하나라도 더 썼으면 어땠을까? 서울시민으로 살면서 박원순시장의 정책이 직접 느껴지는 부분이 많지만, 그런 것들 하나하나 더 세심하게 홍보물에 있었으면. 타 후보들도 엄청나게 세심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박원순시장보단 많다. 서울시장급이면 체급이 크긴 하지만…

재건축의 경우 김문수후보는 재건축을 확대하겠다고 한다. 내가 사는 창신동은 서울 최초로 재건축이 취소된 동네다. 도시재생사업으로 바뀌고 봉제마을로 바뀌면서 나름 특색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봉제사들을 위한 동네라디오방송이 생기고, 작은 박물관과 사진전 등이 열렸다. 아파트 숲보다야 이런 게 좋다.

우리 아파트 길건너가 성북구인데, 이사올 때 있던 낡은 주택들이 이제는 아파트로 바뀌고 사람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다. 재건축은 집주인 땅주인한테는 좋겠지만 이동네 주민에겐 나가란 얘기밖에 안된다. 창신동은 서울에서 제일 집값이 싼 동네 중 하나인데 여기서 쫓겨나면 서울엔 아마 갈 곳이 없을거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후보라도 구의원 구청장 시의원 후보들은 재건축은 말도 꺼낼 수 없다.

재건축을 빼면 서울시장 공약은 다들 방식만 다를 뿐 해결하고자하는 문제는 비슷하다. 정의당 김종민 후보는 진보정당답게 소수자에대한 차별철폐 등도 포함되어있지만 돈이 없었는지 홍보물로 포스터가 한 장 들어있었다.

교육감

공통: 육아보육 확대, 강남북 격차, 중고등 창의교육(혁신학교)
쟁점: 제도개편(교장선출방식/교직원권한), 학생의 주권강화, 특목고

나에게 조희연 현 교육감은 특수학교설립 때의 모습이 아직도 긍정적으로 남아있다. 현역답게 자세한 공약들을 제시했다. 조희연을 까면서 시작해하는 2, 3번 후보들은 이 점에서 불리한 것 같다. 공약은 많은 공통점도 많았지만 일부 이슈들에대해 세 후보가 다른 공약을 내세웠다. 자유한국당 및 바른미래당 후보는 혁신학교를 폐지하겠다고 하며 다른 공약을 내세웠지만 방식만 다를 뿐 창의적이고 미래적(?)인 교육이라는 건 동일하다.

조희연 후보는 굉장히 진보적이었다. 교직원과 학생의 권리를 강화하고 교내 정치(?)에 직접 참여하게 유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바른미래당 조영달후보는 교육과 정치를 분리하겠다며 교육의 순수성을 내세웠지만 난 회의적이다. 교육만큼 정치적인게 또 있을까? 학교의 존재이유야말로 민주주의국가에서 가장 정치적인 부분 중 하나일텐데. 자유한국당 박선영후보는 전교조 타도를 외치는데 이정도면 말 다했다.

실업계 특성화고는 모두 유지하고 더 지원하겠다고 했다. 반면 외고자사고같은 특목고에서 완전히 갈렸는데, 후보 순서대로 점차폐지, 현행유지, 입시방식만 바꾸고 현행유지 이렇게 모두 달랐다.

그 외

이 외에도 시의원, 구의원, 시의원 비례대표, 구의원 비례대표가 있지만 이것들까지 세세하기 읽기는 정말 힘들었다(그래도 다 봤다). 정당인인 내가 이정도인데, 평범한 사람들은 오죽할까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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